사망 위험 큰 COPD… 폐·심장 동시 치료로 빠른 호전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4.09.0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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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5대 만성 질환 중 하나임에도 아는 사람이 적다. 그러나 숨이 차고, 가래가 계속 끓으며, 기침이 잦아 환자 불편함은 고혈압·당뇨보다 크다. COPD가 급성으로 악화해 입원하면 3.3년 뒤 약 50%가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COPD가 심해지며 좁아진 기도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영동한의원 신영경 원장이 ‘K-심폐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감기와 헷갈리는 COPD, 빠른 진단이 중요
COPD는 호흡기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폐 질환이다. 흡연자에게서 특히 잘 발생한다. 담배를 오래 피우면 타르 등 유해물질이 기관지의 가장 끝에 있는 꽈리 모양 폐포에 쌓인다. 이에 폐포가 점차 딱딱해지면 폐가 탄력을 잃어간다.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원활히 교환되지 않으면서 몸 곳곳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도 않는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을 헐떡이게 되고, 입술 등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COPD로 한 번 손상된 폐는 좀처럼 원상 복구되지 않는다. 최대한 빨리 발견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사망 위험을 낮춰야 한다. 40세 이상 흡연자면서 기침·가래·호흡 곤란이 지속되는 사람은 폐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칵테일 한방 요법으로 폐 재생하고, 심장 강화
COPD 치료는 기침·가래 등 증상을 완화하고, 병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병원에 가면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흡입제를 통해 호흡을 편하게 하고, 진해거담제로 가래 양을 줄인다. 폐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증상만 없애는 것이라 효과가 일시적이다. 더욱이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를 오래 썼다가는 전신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이에 한의학에서는 기관지와 폐 기능을 회복시키고, 신체 면역력을 강화함으로써 COPD를 치료한다. 호흡기 염증을 줄이는 동시에 손상된 기관지 평활근과 폐포를 어느 정도 재생하는 것이다. 영동한의원의 'K-심폐단'이 그 예다. K-심폐단은 폐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김씨녹용영동탕'과 심폐기능 강화 효과가 있는 '김씨공심단'으로 구성된다. 김씨녹용영동탕에 든 마황, 계지, 금은화, 신이화 등의 한약재는 호흡기 염증을 줄이고 숨길을 틔우는 역할을 한다. 녹용, 녹각교로 폐 조직 재생력도 높인다. 김씨공심단은 우황청심원에 사향, 침향, 녹용, 우황, 산수유 등 심혈관 강화에 도움되는 고가의 약재들을 더했다.
K-심폐단은 여러 가지 한방약을 함께 사용한대서 '칵테일 한방 요법'이라고도 불린다. 빠르면 3∼4개월 만에 증상이 소실된다. 환자 특성에 맞게 맞춤 조제가 가능하다. 영동한의원 신영경 원장은 "약을 먹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은 마황을 덜어내고, 소화·흡수가 잘 안 되는 사람은 신곡(누룩), 맥아 등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까지 치료하면 호전 빨라… 꾸준한 관리 필요
COPD는 폐 질환인데, 심장 강화에 도움되는 약재가 필요하다니 의아할 수 있다. 이는 심장과 폐가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COPD 환자의 70% 이상은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 질환이 있다. 폐 기능이 떨어지며 몸 곳곳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 근육의 기능이 떨어진다.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악화되고,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이나 무거운 물건으로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 등 협십증 증상도 겪을 수 있다.
COPD 환자는 폐와 심장을 동시에 치료해야 증상이 빨리 개선된다. 투약이 끝난 후에도 계속 호흡기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반드시 금연하고, 운동으로 심폐지구력과 호흡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9/03/20240903020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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