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트라우마는 정신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신체적, 정서적 충격을 말한다. 사건의 심각성, 당시 당사자의 체감 정도에 따라 오래 지속돼 자칫 평생 가는 고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자기 상황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해야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스스로 ‘자기객관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자기객관화란 힘든 기억을 일부러 지우려 하지 않고 제 3자의 시선으로 직면하는 것이다. 2008년 미국 버클리대학교 오즐렘 에이덕 박사 연구팀은 학부생 90명을 대상으로 자기객관화가 힘든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힘든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당시 힘들었을 때 자신을 지켜본 파리가 있다고 가정하고, 제 3자인 파리의 관점에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혈압, 스트레스, 심장박동수 등을 통해 자기객관화가 힘든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을 제 3자(파리) 입장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혈압, 심장박동수가 그냥 기억을 떠올린 사람들에 비해 10배나 더 낮아졌다. 제 3자 입장에서 트라우마를 바라봤을 때 불안감이 낮아지면서 스트레스 또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힘든 기억을 떠올릴 때 타인의 실수인 것처럼 바라본다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러 망각하려는 시도도 도움 돼
기억을 망각하려는 노력도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다. 200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마이클 앤더슨 연구팀은 112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40쌍의 단어를 외우게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이 중 특정 단어쌍은 기억하되 일부 단어쌍들은 의도적으로 망각하도록 지시했다. 그 다음 컴퓨터 모니터 상에 일부 단어들을 보여주면서 그와 쌍이 되는 단어를 말하게 했다. 그 결과, 기억하도록 한 단어쌍에 비해 의도적으로 망각하도록 지시한 단어쌍을 맞추지 못하는 비율이 12% 높았다. 연구팀은 실제로 참가자들이 특정 기억을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기억을 잊으려고 노력할 때 인지적인 통제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외측전전두엽이 기억의 중추인 해마의 활동을 막아 기억이 실제로 잊히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출 치료 등 전문 치료받는 것도 방법
스스로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의사나 임상심리상담전문가들은 ‘노출 치료’ ‘안구 운동 민감 소실 재처리 요법’ 등을 활용해 트라우마를 치료한다. 노출치료는 트라우마의 원인에 직접 맞서면서 두려움이나 공포를 점차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14/20230214021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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