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의 우울 ①] 불안에 불면까지… 환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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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담당자
작성일 : 2021-01-12 조회 :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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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52)씨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불면증이 생겼다. 잠드는 데 2시간이 걸리고, 작은 소리에도 깼다.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면서 증상이 더 심해져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고, 중독성이 비교적 적어 쉽게 끊을 수 있는 안정제를 처방받았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서 수면 시간이 하루 5~6시간으로 늘었고 중간에 깨는 빈도도 줄었다. 의사의 권고로 운동까지 시작하면서 약을 먹지 않고 잠에 드는 날이 점차 늘었다. 암 진단 후 6개월이 지난 현재는 주 1회 정도만 약을 먹으며 숙면을 취하고 있다.
◇정서적 어려움 없는 암 환자 없어
암 진단을 받고 ‘정서적 어려움’을 겪지 않는 환자는 없다. 국립암센터 김종흔 박사(한국정신종양학회 회장)는 “일부 환자는 암 진단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교통사고나 천재지변을 겪는 것과 같은 ‘트라우마’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암 환자가 심리적 어려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가족과 전문가의 정서적 지지가 필수”라며 “이들이 스스로 극복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다소 거세게 말했다. 암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병적인 우울감, 불안감을 겪을 확률이 2~3배로 더 높다. 2018년 BMJ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암 환자가 우울감, 불안감을 겪는 비율은 각각 20%, 10%로, 일반인에게서 나타나는 평균 5%, 7%보다 높았다. 국내 조사에서는 암 환자가 우울, 불안을 겪는 비율이 약 11%, 16%로 일반인 평생 유병률인 3%, 6%의 2~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약 10%가 정신적 문제를 겪는다는 아주대병원의 2017년 연구 결과도 있다.
암 환자 중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사람은 3분의 1 정도로 학계는 추정한다. 하지만 이들 중 실제 진료받는 사람은 10%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 교수의 설명이다. 정신과 약 부작용에 대한 우려, 암에 걸린 것도 억울한데 정신과 진료까지 받아야하느냐는 식의 절망감 등이 원인이다. 김원형 교수는 “암 환자에게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면 ‘난 아직 그 정도 아니다’라며 거부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암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은 환자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간주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암 치료 위해서라도 정서 관리 필요
불안, 불면, 우울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암 환자는 신체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세계 암 진료 가이드를 선도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암 환자를 위한 ‘디스트레스 온도계’를 만들기도 했다. 일주일간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의 정도를 0~10까지의 온도로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4점이 넘으면 정신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미국에서는 NCCN으로부터 암병원으로 인정받으려면, 환자에게 반드시 디스트레스 온도계 체크를 해야 한다.
정신과 치료로 정서적 안정감을 찾는 것은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이광민 원장은 “암 환자가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단순히 마음이 편해지는 게 아니라, 암 치료 성공률을 높인다는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며 “암 진단 후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야 생존율이 높고, 치료 중 부작용이 덜하고, 이후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불안, 불면, 우울이 지속되면 체내 염증이 많아지는데 염증이 암 치료를 방해한다.
암 확진 후 5년이 지나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암 경험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강씨처럼 또 암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은데, 지속되는 불안은 신체 건강에 좋지 않다. 김종흔 박사는 “암에 한 번 걸린 사람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암 재발과 전이가 더 잘 된다고 알려졌다”며 “정신적 스트레스로 몸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암 환자 전문으로 보는 정신과 의사들 있어
암 주치의에게 정신과 진료의 필요성을 얘기하면, 암병원 소속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다. NCCN는 미국 모든 암 병원에 '정신과'가 아닌 '종양학' 소속 정신과 의사를 배치할 것을 명시하라고 할 정도로 암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대학병원급 암병원에도 정신과 의사가 상주한다. 이들은 대부분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을 공부한 의사들이다. 정신종양학은 암이 환자의 정신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 암 환자의 심리적·사회적·행동적 측면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다. 김종흔 박사는 “정신종양학을 공부한 정신과 의사는 암환자의 정서를 치료 단계별로 세밀하게 케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환자의 정신재활 치료법은 크게 ▲상담 ▲약물 치료 ▲인지행동 치료로 구분된다. 환자가 현재 앓고 있는 암의 종류나 병기, 암 치료법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같은 말기암 환자라도 예상 생존 기간이나 현재 사용하는 치료 약물에 따라 약물 치료 여부와 치료제 종류 등이 달라진다. 약물은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을 쓴다. 암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의 효능을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처방이 필요하다.
암 치료가 끝난 환자는 의원급 정신과를 방문해 증상에 대한 관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11/20210111023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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