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1L 속에 24만 개 플라스틱 조각이 있다? [건강해지구]
이슬비 기자
입력 2024.01.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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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병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수 안에 수십만 개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크기가 매우 작아 장, 폐, 혈액 등으로 침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 도허티 지구연구소(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 베이잔 얀(Beizhan Yan) 교수 연구팀은 생수 속에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조각인 나노 플라스틱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나노 플라스틱은 10억분의 1미터인 나노미터(nm) 단위로 측정되는 플라스틱으로, 100만분의 1미터인 마이크로미터(㎛)로 측정되는 미세플라스틱보다도 더 작다.
연구팀은 1L짜리 생수 6병을 라만 분광 현미경 기술로 측정했다. 레이저를 두 방향에서 쐈을 때 특정 분자가 진동하는 것을 감지해 나노 크기 입자를 분석하는 원리다.
그 결과, 리터당 11~37만개의 입자가 확인됐다. 과거 추정치보다 무려 100배나 더 많이 검출된 것이다. 그중 90%가 나노 플라스틱이고, 나머지가 미세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 중 PET 성분이 가장 많았다. 지난 연구 결과에서 페트병 뚜껑을 반복해서 여닫을 때 플라스틱이 마모되며 작은 입자가 물에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PET보다 나일론의 일종인 폴리아미드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병에 담기 전 물을 정화할 때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이외에도 폴리스티렌, 폴리염화비닐,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증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단순해 보이는 생수에도 거대한 나노 플라스틱 세계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숫자"라고 했다.
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며 "수돗물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나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신체에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이전 연구에서 나노플라스틱이 산화스트레스, 면역 기능 장애, 세포 증식 장애, 비정상적인 장기 발달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얀 교수는 "나노 플라스틱은 혈뇌장벽이 느슨한 노인에서 신경 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임신 여성의 태반으로 태아까지 전달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1/09/20240109024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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