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있자나, 그거” 언어능력 떨어져 단어 생각 안나면 ‘이것’ 해보기
이슬비 기자
입력 2024.02.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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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떨어진 중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이 계속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고, 주제가 없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노트와 펜을 드리자. 글쓰기는 이런 증상을 해소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언어능력과 어휘력이 감소하는 건 아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심리학과 티머시 솔트하우스(Timothy Salthouse)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서 뇌의 기능 중 기억, 지각 속도, 추론 등은 20대부터 점차 줄다가 60대 이후 급감하지만, 어휘력은 70대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화여대 심리학과 연구팀 연구에서도 나이가 들면서 인지능력은 급감하지만 어휘력과 언어능력은 약간 감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마치 어휘력이 떨어진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대화의 갈피를 못 잡고, 물체나 사람의 명칭을 떠올리기 힘들어하는 이유는 어휘력이 아닌 '인지기능'이 떨어진 탓이다. 미국 멤피스대 심리학과 로저 크루즈(Roger kreuz)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언어능력 자체보다는 이해력, 기억력, 시청력, 정보처리, 작업 기억 등 뇌의 다른 기능이 감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하나의 과제를 끝낼 때까지 집중할 수 있는 집행통제능력이 떨어지면 언어능력 출중해도 조리 있게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거나 한 번 뱉은 말을 다시 되풀이하게 된다.
인지기능을 포함한 뇌의 여러 기능을 유지하려면 '글쓰기'가 효과적이다. 글을 쓸 땐 소재를 생각하고, 주제를 결정하고, 끝맺음을 맺을 때까지 집중하는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유타주립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평균 73.5세 성인 215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일기 등 글을 꾸준히 쓴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모든 유형의 치매 발병 위험이 53%나 낮았다. 복잡한 단어를 자주 사용할수록, 글을 길게 쓸수록 인지기능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
스스로 생각해서 작성해야 하는 글쓰기가 당장 시작하기 어렵다면, 일단 적힌 정보를 받아들이는 독서부터 하는 것도 괜찮다. 독서도 인지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중국 베이징대 신경학과 린 루(Lin Lu) 교수팀이 38개국 210만명을 최소 3년에서 최대 44년 추적 조사한 대규모 연구에서, 글쓰기뿐만 아니라 독서 등 인지 활동 모두가 치매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신체활동(운동)이나 사회 활동(동호회)보다 치매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는 뇌에 적절한 자극을 줘 정보처리력, 분석력, 이해력, 기억력 감퇴 등을 예방한다. 문장 구조가 복잡한 책을 읽을수록 뇌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2/08/20240208015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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